TvN드라마 '정년이'에 나오는 국극 설화이야기 총정리

TvN드라마 '정년이'에 나오는 국극 설화 이야기 총정리

 

오늘은 TvN 국극드라마 ‘정년이’에 등장했던 국극의 소재가 되었던 설화와 역사이야기에 대해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도 정년이라는 TvN 드라마가 없었다면 여성 국극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오로지 정년이를 통해서 1950년대 국극이 다시 조명받고 있는데요. 제 유년시절을 돌이켜보면 신년이나 명절에 ‘별주부전’이나 ‘베비장전’ ‘방자전’ 등을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명맥을 유지하던 판소리를 어느 순간 브라운관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으니 요즘 MZ세대로 대변되는 젊은이들은 국극이라는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을 텐데요. 주연 배우 김태리를 비롯해서 수많은 조연과 엑스트라들이 정년이에 혼신의 연기를 더해서 국극을 알렸고 이제는 제2의 국극 붐을 일으켜 보기를 기대합니다. 

 

 

1) 자명고 (호동왕자 낙랑공주 이야기)

 

자명고

 

자명고는 과거 최씨 낙랑국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북입니다. 적군이 쳐들어올 때 스스로 북을 쳐서 위급을 알리고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전설의 북이죠. 1945년 유치진은 자명고를 역사극으로 지었습니다. 낙랑의 신고(신고)인 자명고에 얽힌 낙랑공주와 고구려 호동왕자와의 비련이 골자를 이룹니다. 낙랑공주가 사랑 때문에 자명고를 찢음으로써 조국이 패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자신도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는 일종의 낭만극입니다. 

 

호동왕자 역 (문옥경) 낙랑공주 역 (서혜랑)

 

 

2) 방자전 

 

방자전 역시 판소리와 창극, 마당놀이의 단골 소재였어요. 원래 방자전의 모티브는 당연히 이몽룡과 성춘향의 애절한 사랑이야기인데요. 춘향전에서는 조연에만 그쳤던 방자를 주인공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방자는 이몽룡의 몸종인데요. 방자전에서는 주인공으로 우뚝 서고 이외에도 변학도와 매월, 향단이가 주연 인물로 등장하게 되죠. 정년이가 극 중 알을 깨고 나오듯 포텐을 터뜨리는 국극도 바로 방자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몽룡 역을 연기한 영서보다 더한 존재감을 뽐내는 것이 일품이었어요. 

 

방자 역 (윤정년), 이몽룡 역 (허영서)

 

 

3) 쌍탑전설 (아사달과 아사녀 설화)

 

쌍탑전설

 

쌍탑전설은 신라의 천년도읍 경주 불국사에 위치한 다보탑과 석가탑과 얽힌 설화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쌍탑이 바로 달비가 만든 다보탑, 그리고 아사달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석가탑을 말합니다. 아사달과 그의 아내 아사녀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데요. 바로 이 설화의 소재를 가지고 만든 국극입니다. 극 중 소리를 잃었던 정년이가 화려하게 부활하는 최종회에 등장하는 국극인데요. 새로운 왕자의 탄생을 알렸던 국극 ‘쌍탑전설’ 드라마 맨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는 부분에 배치한 건 신의 한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완벽하게 신들린 듯 혼신의 내면 연기를 했던 정년이와 그의 영원한 맞수 영서가 연기한 달비 역시 극 중 긴장감과 몰입감을 잡아주는 데 일조를 했어요. 

 

아사달 역 (윤정년), 달비 역 (허영서), 아사녀 역 (박초록)

 

 

4) 심청가 (추월만정)

 

전라북도 남원시에서 불리는 판소리 심청가의 한 대목이 바로 추월만정입니다. 심청이 용궁에서 다시 인간세계로 환송하여 황후가 된 이후 홀로 계실 부친을 생각하면서 구구절절한 편지를 쓰는 내용이 추월만정 속에 들어 있습니다. 추월만정은 원래 느린 진양 장단에 구슬픈 계면조로 부르는 대목이라 진정한 소리꾼만이 부를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극 중에서 추월만정은 정년이의 어머니인 공선이 불렀을 뿐이며, 소리를 잃었던 정년이 다시금 매란국극단에 입단하기 위해서 서울역에서 추월만정을 이야기식으로 부르게 됩니다. 소리를 잃어 탁하고 거친 소리가 나오지만 그 빈자리를 오직 몸짓으로 채웠던 정년이의 혼신 연기에 모두들 눈시울을 적시게 되죠. 

 

심청 역 (윤정년)

 

 

5) 바보와 공주 (온달장군 평강공주 이야기)

 

바보와 공주

 

고구려 평원왕의 딸이었던 평강공주와 왕의 부마가 된 바보 온달의 사랑이야기를 주를 이루는 국극인데요. 이 역시 워낙 탄탄한 시나리오와 스토리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국극 소재로 많이 다루어졌다고 합니다. 아차산성에서 전사한 온달과 평강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바보와 공주는 극 중에서 온달과 평강의 아역 쟁탈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서 손에 땀을 쥐게 될 정도였어요. 결국 아역 오디숀(?)을 통해서 온달 아역은 허영서가, 평강공주 아역은 홍주란이 맡게 되죠.

 

어린온달 역 (허영서), 어린 평강 역 (홍주란), 온달 역 (문옥경), 평강공주 역 (서혜랑)

 

 

앞에서 언급했던 설화나 역사이야기 말고도 판소리나 국극의 소재가 될 만한 탄탄한 스토리를 담은 이야기들이 너무 많습니다. 베비장전, 허생전, 별주부전, 서동요, 장화홍련전, 콩쥐팥쥐전, 황진이 등 생각해 보면 민간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들이 참 많습니다. 정년이의 성공을 이어서 우리나라의 국극이 K-뮤지컬로 도약하여 세계적으로도 전파되어 가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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